어느날 밤 문득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에 자정을 넘어 혼자 극장을 찾았다가 봤던 영화가 창수입니다. 당시에 열한시가 같이 상영중이었지만 왠지모르게 창수라는 영화가 끌려서 표를 삿었죠. 우선 이영화의 장르는 느와르 입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임창정이라는 배우의 코믹스러운 영화들과는 달리 상당히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내용으로 고아로 자라나 징역살이 대행업자로 살아가는 창수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여인의 죽음으로 인해 억울한 징역살이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흔히들 임창정하면 자신만의 코미디 장르를 확실하게 구축한 배우라는 인식이 강한 편인데 최근작을 보면 공모자도 그렇고 창수도 그렇고 연기의 깊이가 있는 작품으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듯합니다.

창수를 보다보면 임창정 특유의 익살스러운 코믹연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영화의 특성상 초반부에 많이 나오고 뒤로 갈수록 무게감있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사랑에 빠진 창수,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창수, 누명을 쓴 창수 이렇게 다양한 창수의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영화의 가장큰 문제점은 극초반부에 미연과의 유대관계가 너무 약하다는 부분입니다. 어느날 길에서 우연히만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몇일정도 그녀와 한집에서 살았다는것 외에는 그다지 둘사이의 집합점이 없죠. 그래서인지 영화의 후반부를 보게되면 과연 창수라는 캐릭터가 사랑때문에 그랬는지 돈때문에 그랬는지 사실좀 애매한 느낌이 있습니다.

또한 영화속에서 미연을 죽인 건달로 나오는 도석역에 안내상의 경우 솔직히 그다지 어울리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안내상씨 연기잘하시죠. 하지만 왠지모르게 맞지않는 옷을 입은듯 캐릭터의 몰입감이 떨어지는것은 사실입니다. 지성파라는 건달조직의 이인자치고는 너무 솔선수범하기도 하구요. ㅎ

이영화에는 임창정, 안내상, 정성화라는 3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나오지만 연기를 떠나서 캐릭터가 좀 어색한 느낌이 있습니다. 창수는 고아로 산전수전 겪으면서 살아온 양아치인데 너무 순진해보이고 도석은 건달조직 이인자라고 하기에 하는 행동이 너무 행동대원같고 상태는 창수와 친형제같은 사이지만 너무 오바스럽고 그렇습니다.

차라리 초반부의 이야기를 좀더 깊이있게 다루고 중반부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줄였다면 영화가 더욱 재미있었을거 같은데 어느정도는 편집에서 초반부를 많이 드러낸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임창정의 연기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자를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때의 감정선이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문을 당할때의 공포심도 잘드러나구요.

영화를 보고난뒤 뭔가 강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뭔가모르게 여운이 남는듯한 그런영화인것 같습니다. 참고로 조폭영화는 아닙니다. 창수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